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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 디킨슨의 불타는 사랑 뜨거운 편지-3

zik 2024. 3. 4. 13:26

에밀리 디킨슨의 불타는 사랑 뜨거운 편지-3

Emily Dickinson’s Electric Love Letters to Susan Gilbert

 

       by MARIA POPOVA

       (부분)번역(transl.): 김종인(Zong-in Kim)

 

...

그러나 초기 사랑의 열기가 싹트기 시작하면서 이제 영원은 욕구의 즉각성과 충돌함을 본다. 자신의 봄이 한창 무르익고 있을 즈음 에밀리는 임박한 재회 드라마에서처럼 전능한 관객에게 자신의 소망을 들어달라 간청하듯 수잔을 느닷없이 3인칭으로 캐스팅하고 있다.

 

"내겐 그()가 필요해... ()가 있어야... ..., ()를 내게...!"

“I need her I must have her, Oh give her to me!”

 

자신의 그리움에 이름을 달아주자 더없는 또렷함으로 다가오던 공포의 전율이 사그라지게 되고.

 

내가 지금 불평을 중얼대고 있는 건 아닌가... 불평을...? 아님 슬픔/외로움에 어쩔 수 없이 내몰리는 건가...? 가끔씩 내가 이런 느낌 가지/지만 난 이게 잘못된 것일 수도 있겠다 싶지... 신이 날 벌하러 그댈 데려가버릴 수도 있지 않겠나 하는 생각도 들고... 내가 이렇게 그대에게 편지 쓸 수 있게 해주고, 또 그대 다정한 편지 내가 받을 수도 있게 해주는 신께 난 그 이상을 원하고 있으니...”

“Do I repine, is it all murmuring, or am I sad and lone, and cannot, cannot help it? Sometimes when I do feel so, I think it may be wrong, and that God will punish me by taking you away; for he is very kind to let me write to you, and to give me your sweet letters, but my heart wants more.”

 

시에서도 그렇지만 여기서 디킨슨의 말은 문자 그대로의 해석을 뛰어넘는 다양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디킨슨이 을 찾는 것은 일탈에 대한 청교도의 처벌에 움츠리는 것이 아니라, 청교도의 교리에 대한 불경한 도전이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이 그리도 한없이 달콤한 사랑을 잘못된 길로 인도해주길 요구하는데 응해줄 것 같은가?

 

이보다 4년 전 에밀리는 "과학의 성"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리는 Mount Holyoke (Female Seminary)에 다니면서 놀라운 식물 표본관을 만들기도 하여, 어린 시절부터 자신을 괴롭히던 종교적 주장에 대한 무정형 의심을 구체화하기도 했는데, 이 의심은 후일 그녀의 시에서 다음과 같이 살아있음을 본다.

 

어릴 적 한 때

풀리지 않던 생각으로

 

 

머리가

무거웠지...

 

티끌(들 모두)

떨어지는데

 

하늘은 어찌 (그 자리)

끄떡없을까... 하는...”

“It troubled me as once I was

For I was once a child

Deciding how an atom fell

And yet the heavens held.”1)

 

수잔에 대한 욕망을 지니면서도 디킨슨이 가장 크게 두려워한 것은, “의 형벌이 아니라 제멋대로인 자신의 맘 자체가 응보(應報)이자 보상이라 보는 점이었다. 무더운 그 여름에 디킨슨이 애처롭게 남긴 글은 다음과 같다.

 

-..., 생각해 봤어? 우리 맘 말이야... ... 그대가 우리 맘이 얼마나 강렬한질 잘 알고 있으리라 봐... 내가 이 넓은 세상 전체를 믿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그대와 내가 가슴 속에 하루도 빠짐 없이 품고 있는 (가혹하기 짝이 없이 볼품없는) 저 채권자/ 구두쇠들 때문이라 믿기에... 불친절한 이 맘은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않고 묵/묵히 제자리 지키기에만 열중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가끔씩 들어... 누군가가 그대가 집 나서는 걸 봤다기도 하니...! 정말 그렇담 얼마나 좋을까... -... 우리만 아프지 않는 하루/하룰 맞는다는 게... 내가 아무것도 부수지 못하는 돌처럼 굳어버린 맘으로 돼 있는지... 하지만 수-... 날아올라버릴 것만 같은 내 맘에 한사코 들어오지 않는 그 맘은, 돌 위에 또 하나 얹힌 돌 격 아니겠나... 이대로 뻗치기만 하단 우리 둘 다 그냥 뼈로 굳어버릴지 누가 알겠어...? -... 제발 말 좀 해 줘 ... 어떻게라도... ...?”

“Have you ever thought of it, Susie, and yet I know you have, how much these hearts claim; why I don’t believe in the whole, wide world, are such hard little creditors such real little misers, as you and I carry with us, in our bosom every day. I can’t help thinking sometimes, when I hear about the ungenerous, Heart, keep very still or someone will find you out!I do think it’s wonderful, Susie, that our hearts don’t break, every daybut I guess I’m made with nothing but a hard heart of stone, for it don’t break any, and dear Susie, if mine is stony, yours is stone, upon stone, for you never yield, any, where I seem quite beflown. Are we going to ossify always, say Susie how will it be?”

 

체념으로 돌아설 것인가 그대로 뻗칠 것인가 양자택일의 기로에서 에밀리는 가면을 벗고 싶은 사랑 갈망과, 사람들에 발각될 두려움 사이에 눈에 띄는 불안이 꿈틀거리고 있었다. 달 말에 이르러 에밀리는 수잔에게 내 사랑이여... 그대도 잘 알고 있을...!”라며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줄리엣의 언설을 암시하기도 하면서 "그댄 내 얼굴에 밤의 가면이 씌워져 있음을 알고 있겠지..."라 호소도 하고...

There is palpable restlessness in Emily’s oscillation between resignation and demand, between love’s longing to be unmasked and the fear of being found out. Later that month, she exhorts Susan: “Loved One, thou knowest!” an allusion to Juliet’s speech in Romeo and Juliet: “Thou knowest the mask of night is on my face.”

 

수잔이 3주 후인 6월까지는 볼티모어에서 돌아올 것이 예상되는 시점에 에밀리는 다음과 같은 말을 솔직하게 털어놓고 있다.

 

주위를 휘- 둘러보고 내가 혼자임을 발견하면 다시 한번 그댈 그리워하며 한숨을 쉬게 돼.... 작은 한숨과 헛된 한숨을... 그런다고 그댈 집으로 데려오지도 못할...”

“When I look around me and find myself alone, I sigh for you again; little sigh, and vain sigh, which will not bring you home.”

 

난 날이 갈수록 더욱더 그대와 함께 했음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지만... 세상은 넓어져만 가고 있으니... 어느 하루 그대와 멀찌감치 떨어져 있지 않은 날이 없이... 가장 큰맘이 그리운 난, 방황 중에도 수-를 불러보곤 해... 내 사랑 수-... 용서해줘... 내 하는 모든 말들을 말이야... 내 가슴은/맘은 그대로 가득 차 있어... 하지만 내가 그대에게 이 세상스럽지 않은 말을 하려 해도 말이 나오지 않아... 소중한 그날이 올 때까지 내 조바심은 더/더욱 심해지겠지... 지금까지 난 오직 그대 때문인 슬픔과 싸웠지만 이제부턴 희망을 갖기로 했어...”

“I need you more and more, and the great world grows widerevery day you stay away I miss my biggest heart; my own goes wandering round, and calls for SusieSusie, forgive me Darling, for every word I say my heart is full of youyet when I seek to say to you something not for the world, words fail meI shall grow more and more impatient until that dear day comes, for til now, I have only mourned for you; now I begin to hope for you.”

 

그녀는 자신의 사적 욕망과 공적 사랑규범 사이의 부조화가 어떤 것인지를 뼈저리게 인식하며 편지를 다음과 같이 마무리하고 있다.

 

-누가 볼지도 몰라 살짝 키스도 곁들였어...! 아무에게도 이 편지 보이지 말았음 좋겠어... 알겠지...? 안녕히...”

“Now, farewell, SusieI add a kiss, shyly, lest there is somebody there! Don’t let them see, will you Susie?”

...

 

----(Notes):

1): --> s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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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 troubled me as once I was

어릴 적 한 때 풀리지 않던 생각으로... (061116)